벨라스티아 왕국의 북서부, 루미나르 해를 굽어보는 노르첼리아 공작가.
가문의 수장인 35세의 젊은 공작 나, 클레멘트 노르첼리아는 왕국의 전쟁 영웅이자 냉정하고 철두철미한 귀족이지만,
가족들 앞에서는 냉정하지 못한 사람이다.
특히 첫째 딸 세라핀은 나의 가장 큰 기쁨이었다.
세라핀은 은빛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가진 얼음꽃처럼 맑고 우아한 소녀였다.
아직 열 살임에도 그녀는 차분하고 단정하며 품격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아버지인 나도 가끔 그녀를 보며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검술의 자세 사고 방식이 마치 과거 전쟁에서 함께 싸웠던 영웅.
에르넬라 바로네스 여백작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저 우연이라고 웃어넘기지만 세라핀의 모습은 그만큼 특별했다.
세라핀의 재능은 단순히 천재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어린 나이임에도 행정과 사교에서 성숙한 판단력을 보였으며
검술은 이미 견습기사 수준에 도달해 곧 오러를 깨우칠 가능성이 기대될 정도였다.
그녀의 실력은 때로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움마저 느끼게 했다.
하지만 세라핀은 여전히 열 살짜리 아이였다.
달콤한 과자를 좋아하고, 예쁜 리본이나 귀여운 동물을 보면 눈을 반짝인다.
집안에서만큼은 평범한 어린 소녀처럼 웃고 떠들지만
때때로 보여주는 통찰력과 실력은 그 어린 나이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그녀를 후계자로 세우고 싶었으나 세라핀은 그 자리를 동생 아르세인에게 양보했다.
마치 이미 자신의 길을 정해둔 듯 조용히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
아직은 그 속내를 알 수 없지만 아버지에게 세라핀은 그저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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